초인종 의인의 손

화염과 연기에 그을린 한 젊은이의 손.

이 세상에서 참 아름다운 손이라고 얼마 전 언론에 칭송을 받은 ‘의인의 손’입니다. 스물 여덟의 젊은이는 새벽 서울의 한 5층짜리 21개의 원룸이 있는 건물에서 불이 났을 때 가스에 질식, 숨졌습니다. 사실 불이 났을 때 젊은이는 가장 먼저 불길을 발견, 건물을 빠져나와 119에 신고했다가 다시 건물로 뛰어 들어갔습니다. 새벽에 잠든 이웃을 깨우기 위함이었습니다.
젊은이는 화재 사실을 모른 채 잠든 이웃을 다급하게 깨려고 그 위기의 상황에서 계단을 뛰어오르며 일일이 초인종을 눌렀습니다. 그리고 소리쳤습니다. 불이 났으니 빨리 나오라고. 젊은이의 희생 덕분에 주민들은 급히 대피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정작 젊은이는 5층 옥상 입구 근처에서 유독 가스에 질식, 병원에 후송된 지 11일 만에 숨졌습니다.

그 희생의 손, 그을린 손을 병원 직원이 휴대폰으로 찍었고 이것이 언론을 통해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이토록 아름다운 손이 있을까요? 그 손이 아니었다면 많은 사람들은 화염 속에서 죽어갔을 것입니다. 그 희생이 아니었다면 참사가 이어져 갔을 것입니다. 의인의 손은 아름다웠습니다.

비정한 시대, 삭막한 시대에 그래도 이런 아름다운 사람들이 있어 우리에게 소망을 줍니다.
세상에는 추악한 손이 많습니다. 추악한 손가락질도 많습니다. 사람들은 손으로 살인도 하고 폭력도 행사하고 훔치기도 합니다. 남을 저주하는데 손가락질을 하기도 합니다. 하나님께서 인간의 손을 얼마나 아름답게 창조하셨습니까? 문명의 발달은 손에서 나왔습니다. 살상과 저주가 난무하는 때 이제는 ‘손 창조의 의미’를 회복해야 하겠습니다. 베풀고 위로하고 살려주고 붙들어주는 손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네 손이 선을 베풀 힘이 있거든 마땅히 받을 자에게 베풀기를 아끼지 말며”(잠 3:27).†

이영훈 목사(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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