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보배를 질그릇에 가졌으니

처음 예수님을 영접하고는 잘 살아보려고 애를 씁니다. 그러나 이내 도저히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는 절망합니다. 의롭게 살아보려고 노력하지만 의롭지 못한 생각이 자꾸 떠오르고, 걱정하지 않고 매일을 그리스도 안에서 승리해야겠다는 각오를 가지지만 조그마한 벽에 부딪히기만 해도 환멸감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성경이 말씀하는 대로 우리는 질그릇에 불과합니다(고후 4:7). 우리가 죄악 세상에 살 때에는 하수구 곁에 있던 냄새 나는 그릇이었다가 그리스도의 은혜로 정결하게 되었지만 그래도 질그릇은 질그릇입니다. 10년, 20년 믿었다고 질그릇이 사기 그릇으로 변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 질그릇은 먹지 않으면 배가 고프고, 입지 않으면 춥고, 마시지 않으면 갈증을 느낍니다. 이 질그릇은 언제나 육신의 정욕, 이생의 자랑을 좇아 살려고 합니다. 그러면 우리는 영원히 변화될 수 없는 절망적인 존재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바로 여기에 기독교 신앙의 위대성이 있습니다. 분명히 질그릇에 불과한 우리 속에 보배로운 예수 그리스도가 담겨지면 그의 영광스러운 능력이 나타나게 되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보실 때 외형적인 질그릇만 보지 않으시고 그리스도라는 보배가 담겨 있는 질그릇을 보십니다.

기독교 신앙의 신비성이 여기에도 있습니다. 그리스도인들은 죽는가 하면 살아나고, 없는가 하면 풍족하고, 쓰러지는가 하면 다시 일어나며, 패배하는가 하면 승리합니다. 왜냐하면 질그릇 속에 나사렛 예수 그리스도께서 계셔서 질그릇이 깨어질 것 같으면 보배가 붙들어주고, 낙심할 것 같으면 보배가 이를 붙잡아주기 때문입니다.

신앙생활을 하다가 어떤 때는 천사가 된 것도 같고 어떤 때는 악마가 된 것도 같은 경험을 하고 낙심할 때가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낙심하지 마십시오. 여러분은 질그릇입니다. 보배를 모시고 있으면 그리스도의 능력으로 꽉 들어차고 성령충만하여 여러분은 승리의 생활을 할 수 있습니다. 이러므로 여러분의 연약함을 보지 마시고 예수 그리스도를 계속하여 바라보십시오. 질그릇의 약점을 보배가 책임져줄 것입니다.†

조용기 목사(1936~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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