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성령강림절을 맞으며

1. 오순절 성령강림 사건

(1) 사도행전에 기록된 오순절 성령강림 사건
오순절 성령강림은 사도행전 1~2장에 기록된 사건으로써 예수 그리스도께서 승천하시기 전에 약속하신 성령께서 오순절 날에 믿는 자들에게 강림하신 일을 가리킨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부활, 승천 직후, 120명의 사도들과 믿는 자들이 예수 그리스도의 명령(행 1:4~5)을 따라 합심으로 오로지 기도에 힘썼을 때(행 1:13~15a) 오순절에 성령께서 그들에게 강림하셔서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 모두 성령의 충만함을 받고 성령의 말하게 하심을 따라 방언까지 하게 된 사건(행 2:1~4)을 말한다.

특히 이 사건은 당시 이스라엘의 남자들이라면(관례상 여성 포함) 반드시 예루살렘 성전에 모여 제사를 드려야 하는 이스라엘의 3대 명절(신 16:16) 중 하나인 오순절에 일어남으로써 원근각지에서 몰려든 순례자들에게 삽시간에 알려짐에 따라 로마제국 판도를 뒤흔드 는 일대 사건이 되었다(행 2:5~12). 뒤이어 보도되는 베드로의 오순절 설교(행 2:14~41) 는 초기 기독교 공동체(초대 교회의 맹아적 상태)가 이 사건을 어떻게 이해, 또는 신학화했 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오순절 성령강림과 사도들의 적극적인 말씀 전파 결과 ‘초기 기독교 공동체’가 예루살렘에서 탄생하게 되었다(행 2:42~47).


(2) 오순절 성령강림 사건의 의의
사도행전 기록에 따르면 오순절 성령강림 사건은 단순한 일회성 사건이 아니라, 상당한 준비 기간과 과정이 필요했고, 오순절 성령강림 이후 초기 기독교 공동체가 형성되어 순식 간에 초대 교회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의 규모로 급성장하게 한 원동력이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그것은 다음과 같은 다양한 의의를 가지고 있다.

그것은 우선 ‘약속의 성취’임을 보여준다. 베드로도 오순절 설교를 통해 지적하고 있듯이 오순절 성령 강림은 요엘 선지자의 예언이 성취되었음을 나타내고 있다(욜 2:28~32, 행 2:16~21). 또한 그것은 성령을 약속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예언(행 1:4~5, 8, 요 14~16장)의 성취로도 볼 수 있다.

또한 오순절 성령강림 사건은 ‘성령의 대중화’ 내지 ‘성령의 민주화’ 시대가 열린 것을 의미 한다. 오순절 성령강림 이전까지 성령은 소수의 영적 엘리트에게만, 그것도 잠시동안만 임하였다. 그러나 오순절 성령강림을 계기로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성령 충만의 길이 열린 것 이다(행 2:17~18).

그에 따라 선교와 복음전파에 획기적인 동력이 주어지게 되었다. 사도행전에서 성령은 무엇보다도 ‘선교의 영’이시다(행 1:8). 이곳저곳에서 오순절 성령강림이 재현되기도 했다. 빌립의 사마리아 부흥시 베드로와 요한이 사마리아 사람들에게 안수하자 오순절 다락방 에서 일어났던 사건이 사마리아에서도 일어나게 되었다(학자들은 이를 ‘사마리아의 오순 절’이라 부른다, 행 8:14~17). 베드로가 로마 백부장 고넬료의 집에 초대를 받아 가서 말 씀을 전할 때 성령께서 그 집에 앉은 모든 사람들에게 강림하셨다(‘가이사랴의 오순절’, 행 10:44~46). 사도 바울이 에베소에서 성령에 대해서 알지도 못했던 제자들에게 예수 이름으로 침례를 주고 안수하자 다 성령 충만함을 받고 방언에 예언까지 하는 역사가 일어났다 (‘에베소의 오순절’, 행 19:6~7).

이렇게 성령의 능력이 나타나자 곳곳에서 큰 무리가 믿고 침례를 받는 ‘대중구원’(mass conversion)이라고 부를 수 있는 현상이 일어났다. 한 번에 3천명, 5천명씩 주님 앞으로 나오는 큰 부흥이 일어났다(행 2:41, 4:4).
이 모든 현상은 한 가지 공통적인 사항을 말해주고 있다. 그것은 ‘새 시대가 열렸다’는 것이다. 바로 성령께서 직접 복음전파와 선교를 주관하시는 “성령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그에 따라 동서남북, 땅 끝까지 나가서 이 명령을 수행할 땅 위의 기관이 세워지게 되었다. 그 것이 바로 초대 교회인 것이다. 이렇게 해서 초대 교회는 성령의 인도하심을 받아 예수 그리스도의 지상 사역을 계승 발전시키는 땅 위의 기관이 되었다.



김호성 (목사)

여의도순복음교회 국제신학교육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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