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성령강림절을 맞으며

3. 20세기에 재점화된 오순절 성령운동

(1) 20세기 초의 오순절 성령운동
성령이 세계 기독교계에 관심사가 되고, 성령운동이 전 세계적 주목을 끌게 된 것은 20세기에 접어들면서‘구대륙’이 아닌 ‘신대륙’에서 일어난 폭발적인 부흥 운동의 결과였다. 특히 미국 로스엔젤레스의 아주사(Azusa) 거리에서 1906년부터 3년 이상 매일 계속된 윌리엄 시무어(William Seymour) 목사의 부흥 운동은 여의도순복음교회의 모교단인 미국하나님의 성회뿐만 아니라 수많은 오순절 교단을 탄생시켰고, 이후 미국 및 세계 여러 지역에서 일어 난 크고 작은 성령운동의 모델이 되었다. 오순절 성령운동이 전개되는 곳마다 방언과 신유 등 여러 가지 성령의 은사가 나타났고, 놀라운 기적과 기사가 일어나게 되었다.


(2) 20세기 오순절 교단의 폭발적인 성장 요인
오랜 침묵을 깬 성령운동이 구대륙이 아닌 신대륙에서 일어난 것은 어찌 보면 필연적인 결과가 아닌가 생각되기도 한다. 제1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기 전까지의 유럽 대륙은 국가별로 근대화가 차별적으로 진행되었다고 해도 아직껏 르네상스 이후의 합리주의와 이성주의, 그리고 헤겔의 변증법, 다윈의 진화설 등이 복잡하게 상호작용한 결과, 인간 이성의 무한한 진보, 도덕성의 발전을 신뢰하는 인간성에 대한 낙관주의가 팽배해 있었다고 볼 수 있다. 한 마디로 르네상스 이후로 형성된 문화와 가치 체계를 뒤엎을만한 그 어떤 계기가 유럽 대륙에는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고 하겠다.

반면에 신대륙에는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유럽에서 주류에 속하지 못했던 다양한 신조와 사상들이 뒤섞인 결과 이른바 새 틀을 짜기에 적절한 환경이 만들어졌다. 더욱이 20세기에 들면서 신생국 미국의 국력이 날로 신장되어 세계의 패권을 거의 거머쥐기 직전의 상황이 전개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20세기뿐만 아니라 향후 21세기 이후까지 세계 기 독교를 이끌고 나갈 새로운 운동이 미국에서 일어난 것은 우연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또한 국가 교회, 또는 의전(liturgy)과 전통을 중시하는 이른바 ‘고교회’(高敎會, High Church)의 영향권을 벗어나 일반 대중 및 서민들의 일종의 ‘저교회’(低敎會, Low Church) 가 주도적으로 교계의 흐름을 바꾸어놓기에 적절한 곳은 유럽 대륙보다는 아무래도 신대륙 이었다.

20세기 초 미국에서 일어난 오순절 운동은 동시다발적인 양상을 띠며 전 세계로 확산되었다. 성령운동은 북미는 물론, 노르웨이, 스웨덴, 영국, 덴마크, 네덜란드, 독일, 폴란드, 그리고 인도와 중국, 중남미, 아프리카 등지로 거의 동시에 퍼져 나갔다. 그리하여 20세기를 ‘성령의 세기’로 바꾸어놓는 획기적인 부흥과 성장이 세계 교회에서 일어나게 되었다.(다음 호에 계속)†

김호성 (목사)

여의도순복음교회 국제신학교육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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