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을 자녀에게 가르치라’는 명령이자 신앙교육의 정수
작성일2019-01-17
설동주 목사 ‘왜 쉐마교육인가’
‘수많은 교육방법 중에 왜 쉐마교육인가.’ 2010년 이 사역을 시작한 뒤 지금까지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이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선 출발선으로 돌아가야 한다.
쉐마교육은 교회교육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실제로 성경이 실종된 교회교육 현장을 목격한 일이 있었다. 학생들과 교사들이 달란트를 거래하는 ‘달란트 시장’을 열었는데 전혀 성경적이지 않았다.
교회학교로 가서 교육교재와 프로그램들을 살펴봤다. 아이들이 흥미를 느낄만한 성경 이야기들이 조각조각 흩어져 있었다. 교재들도 성경에 대한 토막 상식을 가르쳐 줄 뿐, 전체를 조망하도록 안내하지 않았다. 이대로는 다음세대를 제대로 양육할 수 없다는 확신이 들었다.
그 길로 시중에 나와 있는 교회교육 교재들을 찾아 연구했다. 읽으면 읽을수록 답답한 느낌이 커졌다. 결국, 성경으로 돌아왔다. 창세기부터 읽기 시작했는데 신명기를 읽다 무릎을 쳤다. 그 안에 지혜가 감춰져 있었다. “이스라엘아 들으라”로 시작되는 신명기 6장 4~9절 말씀에 시선이 멈췄다.
유대인 교육의 출발점이자 도착점인 ‘쉐마’를 상징하는 구절이었다. 2000년 디아스포라 기간에도 쉐마는 유대인들이 민족적 정체성을 유지하도록 도왔던 신앙의 기둥이었다. 유대인들의 삶 전체를 관통하는 신앙의 기준이기도 했다.
무엇보다 가장 성경적이면서도 검증된 교육법이 쉐마였다. 부모가 가정에서 성경을 반복해 가르치고 암송하는 게 이 교육의 핵심이다. 성경적인 교육법이다. 신명기 6장 4~9절의 말씀은 ‘하나님을 사랑하라’와 ‘하나님의 말씀을 자녀에게 가르치라’는 두 가지 명령을 담고 있다. 자녀가 하나님을 경외하고 사랑하도록 만드는 교육 철학과 목표를 동시에 담고 있는 교육방법인 셈이었다.
쉐마교육을 시작하기 위해서는 교인들부터 설득해야 했다. 쉐마교육이 ‘유대인만을 위해 특화된 교육’이라는 인식이 많았기 때문이었다. 솔직하게 말했다. “어떤 사람들은 쉐마교육이 유대인만의 자녀교육이라며 평가절하합니다. 제가 연구한 바로는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쉐마교육은 하나님의 명령이에요. 다만 유대인은 실천했고 우리는 실천하지 않았다는 차이가 있을 뿐입니다. 쉐마의 명령은 오늘날 우리가 어떻게 자녀를 교육해야 하는지 그 길을 정확하게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부모가 자녀에게 성경을 가르치라는 명령입니다. 이 명령에 교회가 순종하지 않으면 복음이 자손 대대로 이어지지 못합니다.”
신약의 지상명령은 마태복음 28장 18~20절에 담겨 있다. “땅끝까지 이르러 모든 민족에게 복음을 전하라”는 사명이다. 구약이 선포한 지상명령의 핵심은 ‘쉐마’다.
타민족과 타문화권에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만 잘 전한다고 신앙이 완성되는 건 아니다. 신앙적 양육과 성장은 별개 문제다. 그동안 신앙교육을 잘못해 왔다면 이제라도 바로 잡으면 된다. 부모들이 자녀들을 신앙으로 교육하라는 하나님의 명령이 쉐마에 담겨 있다. 신앙교육의 정수라고 자신 있게 추천한다.
그런 면에서 쉐마는 수많은 교육 방법 중 하나가 아니다. 목회의 본질과 짝을 이루는 동반자다. 쉐마는 ‘성경으로 돌아가자’고 외쳤던 종교개혁의 정신을 회복하는 길이기도 하다.
쉐마교육의 가장 큰 장점은 부모도 교사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면 가정에서 언제나 교육이 진행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목회가 교회에서 출발한다면 쉐마교육은 가정이 출발지이면서 동시에 도착점이 된다. 24시간 자녀 양육을 할 수 있는 사람은 부모뿐이다.
우리나라 교회학교는 1922년 조선주일학교연합회가 조직된 뒤 전국으로 퍼졌다. 일제강점기가 끝난 1945년까지는 탄압으로 교회학교도 위축됐다. 광복 후 1990년대까지는 교회학교가 성장했다. 하지만 최근 10년간 매년 3%씩 교회학교가 줄어든다는 통계가 있다. 이처럼 감소한 건 ‘일제강점기→광복 후 점진적인 경제성장→교세감소’ 같은 외부적 요인 때문이었다.
가정에서 신앙 양육이 이뤄지는 쉐마교육에선 이 같은 외부적 요인이 존재하지 않는다. 부모가 교사이고 가정이 교실이다. 교회는 이를 지원하는 보급기지다. 토요쉐마학교와 주일쉐마교회학교를 통해 훈련을 시킬 뿐이다. 결국, 삶과 신앙이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놓인다. 삶의 자리에서 부모를 통해 진행되는 신앙교육, “왜 쉐마교육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여기에 있다.
정리=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4056968&code=23111113&sid1=ch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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