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개헌안’ 교계 반응 개헌안, 동성애 옹호·조장 우려 커

작성일2018-03-27

교계는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발의한 정부 개헌안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보수 기독교계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의 근거가 될 것을 우려하고, 진보 교계는 인권에 대한 명시가 부족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한국교회가 가장 관심을 두는 분야는 기본권 확대 영역이다. 핵심 쟁점은 헌법 제11조 2항 ‘국가는 성별 또는 장애 등으로 인한 차별 상태를 시정하고 실질적 평등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조항이다(표 참조).

여기서 ‘등으로 인한’은 범위의 모호성 때문에 차별시정 대상이 무한정 넓어질 수 있다. 즉 동성애 양성애 다자성애 근친상간, 시한부 종말론, 과격 이슬람 등이 얼마든지 포함될 수 있다. 특히 이 조항은 동성애 옹호·조장에 앞장섰던 국가인권위원회의 개헌안과 같다.

게다가 문재인정부가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100대 공약으로 약속했기 때문에 ‘등으로 인한’ 문구가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뒷받침한다는 비판마저 제기되고 있다. 길원평 동성애 동성혼 개헌반대 국민연합 운영위원장은 “차별금지 조항이 동성애 옹호조장 활동에 앞장선 국가인권위의 헌법개정안과 거의 같다”면서 “대통령 개헌안이 사실상 포괄적 차별금지법의 헌법적 근거를 제공하고 있어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자유와인권연구소 박성제 변호사도 “대통령 개헌안에서 성적지향, 양심적 병역거부, 이슬람 난민인정, 젠더(사회적 성) 등 직접적인 독소조항이 빠지긴 했다”면서 “하지만 모호한 헌법조문을 통해 헌법재판소와 법원의 해석으로 얼마든지 인정할 만한 여지를 만들어 놨다”고 지적했다.

또한 정부가 헌법 1조에서 제안한 지방분권이 지자체의 인권조례, 학생인권조례와 결합해 사실상 차별금지법으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가능성도 있다. 신설된 제42조 2항 ‘국가는 국방의 의무를 이행하는 국민의 인권을 보장해야 한다’도 확대 해석하면 군대 내 동성애 합법화,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대체복무제 인정으로 발전할 수 있다.

김승규 전 법무부 장관은 “만약 지방분권을 제대로 하고 싶다면 동성애를 옹호 조장하는 인권조례와 학생인권조례부터 폐지하라”고 촉구했다.

교계는 2001년 당시 뜻조차 생소했던 국가인권위원회법 ‘성적지향’ 조항이 10여년이 지난 후 어떤 파장을 미쳤는지 이미 학습했기에 법조문 위력을 실감하고 있다.

지영준 변호사(법무법인 저스티스)는 “헌법은 대한민국의 최고 규범인 만큼 국민의 생각을 바꾸고 표현양식 행동 등을 제한한다”면서 “헌법이 잘못 고쳐지면 양심 사상 표현의 자유를 옥죄고 기독교 신앙까지 억압할 수 있기 때문에 절대 긴장을 늦춰선 안 된다”고 제안했다.

진보 교계는 개헌 추진 과정에서 다양한 계층의 의견을 수렴해 충분한 논의를 거쳐야 한다고 말한다. 강원돈 한신대 신학과 교수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가 지난 22일 개최한 토론회에서 “양심과 종교 사상 집회 시위 결사의 자유 등을 제한하거나 침해하는 법률이나 시행령 등은 무효라는 조항을 헌법에 일일이 기입할 필요가 있다”면서 “새 헌법에 관한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경신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법률 제정으로 똑같은 효과를 낼 수 있음에도 굳이 개헌을 추진하려는 건 매우 소모적인 행위”라며 “중임제나 국민발의제 등 개헌을 통해서만 할 수 있는 점만 골라 원포인트 개헌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백상현 김동우 기자 100sh@kmib.co.kr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3923438&code=23111111&sid1=ch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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