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와 인간 사이 빈 공간, 영성으로 채워라”
작성일2017-08-18
“인공지능(AI)이 범접하지 못하는 영역이 예술과 종교의 영성입니다. 바로 미래사회 종교의 존재 이유는 AI와 인간 사이의 빈 공간을 영성으로 채우는 데 있습니다.”
한국의 대표적인 지성으로 꼽히는 이어령 전 문화부장관이 4차 산업혁명 시대 종교의 역할을 이렇게 내다봤다.
“10∼15년 뒤 개신교인 급감할 수 있어”
이 전 장관은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합동 총회(총회장 김선규 목사) 주최로 17일 서울 서초구 사랑의교회(오정현 목사)에서 열린 ‘한국교회 미래전략 수립을 위한 포럼’에서 사전 제작한 영상 대담을 통해 “인공지능은 그동안 인류가 초월적 능력을 가진 하나님과 기도와 묵상으로 대화해 왔던 역사를 뒤바꿀 것”이라고 내다보면서 “빅데이터를 활용해 예언하고 스스로 생각하는 인공지능의 시대에 목사와 교회의 역할이 무엇이냐”고 반문했다.
이어 그는 AI와 인간 사이의 빈 공간을 채울 수 있는 요소로 ‘영성’을 제시하면서 “이 같은 현실을 교회가 인식한다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견인하는 새로운 교회상을 만들어 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최윤식 아시아미래인재연구소 소장은 ‘미래 교회,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가’라는 주제로 발표하면서 한국교회의 생존과 관련, 3가지 가능성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교인 수와 목회의 질이 모두 회복되거나, 질은 저하되고 교인 수는 현 수준을 유지하거나, 둘 다 감소하는 경우다.
최 소장은 “한국교회는 두 번째나 세 번째 교회상으로 향할 것으로 예상되며, 교인 수와 목회의 질이 모두 향상될 가능성은 극히 낮다”면서 “목회자와 성도들이 어떤 미래로 갈 것인지 결정해야 할 때”라고 단언했다. 특히 “속도가 매우 중요한데 방향을 정하고도 우물쭈물한다면 미래는 어둡다”고 했다.
최 소장은 지난해 말 발표된 ‘2015 인구주택총조사’ 통계로 드러난 개신교인 증가는 평균수명 연장 등 ‘일시적인 착시현상’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고령 개신교인들이 세상을 떠나는 10∼15년 뒤 급격히 감소할 것이라며 오판을 경계했다.
“교회학교 투자에 역점 둬야”
예장합동 총회는 ‘한국교회 미래전략 수립을 위한 설문 결과’도 발표했다. 만 15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8.1%가 “종교가 필요하다”고 답했고, 믿고 싶은 종교로 기독교를 꼽은 이는 44.8%로 가장 많았다.
반면 ‘신뢰할 수 있는 종교’를 묻는 질문에 기독교라고 답한 비율은 25.8%로 3위에 그쳤다. 종교 생활의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50.4%가 ‘마음의 안식과 평안 때문’이라고 답했으며, 교회학교 학생의 모태신앙 비율은 미취학 아동의 경우 78.5%를 기록했다.
최 소장은 “설문결과를 보면 한국교회가 역점을 둬야 할 분야는 교회학교에 투자하는 일이고 시급히 개선해야 할 부분은 대국민 신뢰도를 높이는 일임을 알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응답자들이 종교를 가진다면 ‘기독교’를 선택하겠다는 문항에서 한국교회의 희망을 찾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발제에 이은 좌담회에서 오정현 목사는 “한국교회의 강점은 말씀을 사모하는 열정과 쉼 없이 이어지는 기도의 물결인 만큼 이를 집중 개발해 내실을 다져 나가자”고 제안했다.
이날 포럼은 개신교 성장이 정체되고 AI로 대변되는 4차 산업혁명까지 맞닥뜨린 한국교회의 미래 성장 전략과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예장합동 총회가 주최했지만 교단을 초월한 1000명의 목회자와 성도, 신학생들이 참석했다.
글·사진=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3800586&code=23111113&sid1=ch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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