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출근할 수밖에 없는 직장인이라면… ‘주일 밤 예배’ 어떤가요?

작성일2017-08-06

경기도 동두천시 둘사랑교회가 개척 이후 14년째 드리고 있는 주일 밤 8시 예배 풍경. 둘사랑교회 제공

경기도 동두천시 둘사랑교회는 주일예배를 세 차례 드린다. 오전과 오후예배, 밤 8시 예배이다. 주일 밤 예배는 담임 김민호 목사가 교회를 개척한 해부터 줄곧 시행하고 있다. 벌써 14년 째 이어오고 있다. 밤 예배는 주일 낮 예배에 빠진 교인들이 밤에라도 예배를 드리도록 만들었지만 지금은 주일에 출근할 수밖에 없는 직장인들을 위한 영적 안식처가 되고 있다.

김 목사는 3일 “많은 인원은 아니지만 밤 예배에 나오는 직장인들이 꾸준히 있고 퇴근하다 불쑥 예배에 참여하는 이웃교회 교인들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주일에도 회사를 나가야 하는 교인들에게 ‘왜 주일성수를 하지 않느냐’고 할 것이 아니라 교인들이 예배에 참여할 수 있도록 교회가 배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주일 밤 예배가 점차 사라지는 가운데 일선 목회자들 사이에 ‘주일 밤 예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목회자들이 가입한 인터넷 사이트에서는 이와 관련된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예배는 자신의 시간을 드리는 의미도 있는 만큼 주일 밤 예배는 필요하지 않다’는 의견과 함께 ‘교인들의 삶이 변한 만큼 교회가 주일 밤 예배를 신설할 수도 있다’는 반응 등이다.


목회자들은 “주일 밤 예배는 바쁜 삶을 살아가는 예배자들을 위한 맞춤형 예배”라거나 “서비스 업종에 종사하는 교인들에게 ‘문자적 주일성수’는 설득력이 없다. 교회가 교인들을 위해 유연한 입장의 대안을 마련해주면 좋겠다”는 등의 의견들을 쏟아냈다.

반면 주일 밤 예배가 ‘나태한 교인’을 양산할 수 있다는 신중론도 있다. 한 목회자는 “교회에서 주일 밤 예배를 마련한 적이 있었는데 정작 주일 근무자들이 참석하는 게 아니라 주말에 놀러갔다 온 교인들이 허겁지겁 예배에 참석해 결국 폐지했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주일 밤 예배와 관련해 처음 글을 올렸던 장동학 하늘꿈연동교회 목사는 밤 예배를 신설할 경우 효과적인 운영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교회 청년들과 대화 중 주일에 출근하는 청년들이 많다는 걸 알게 됐고 주일 밤 예배 신설을 고민했다”며 “아예 ‘주일 밤 예배 회원’을 모집해 이들만 참석하는 예배를 구상하고 있다. 올 연말 정책당회와 교인 공청회 등을 거쳐 도입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회원제 예배’에 대해 “낮 시간에 여가활동을 하고 늦은 시간에 예배에 참석하려는 교인들은 봉쇄할 필요가 있다”며 “밤 예배는 불가피한 대안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3793704&code=23111111&sid1=ch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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