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청년들, 사회적 책임·소명 의식 깨웠다
작성일2017-08-04
매미 울음소리 가득한 한여름. 여름방학을 맞아 한산해진 대학 캠퍼스가 때 아닌 청년들의 출현으로 분주해졌다. 3일 오전 ‘성서한국전국대회’라고 적힌 이름표를 목에 건 20대 청년 수백 명이 강의실 곳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들은 볼펜과 노트를 챙겨들고 빈 강의실 번호를 확인하며 속속 자리에 앉았다. 충남 건양대 논산창의융합캠퍼스에서 열린 2017성서한국전국대회(성서한국·조직위원장 황병구)에 참가한 청년들의 모습이다.
대회는 ‘청년이 묻고 소명이 답하다’라는 주제로 앞서 2일 개최됐다. 성서한국전국대회는 2년에 한 번씩 그리스도인의 사회적 책임과 성경적 대안을 고민하는 청년 집회다. 2002년 성서한국 수련회로 시작해 올해로 여덟 번째를 맞았다.
3일은 대회 둘째 날. 오전부터 ‘소명의 재구성’을 주제로 대학 1∼2학년생이 들을 수 있는 기초강좌와 3학년 이상 학생을 대상으로 한 심화강좌가 여러 강의실에서 동시다발로 열렸다. 각 강의실은 빈자리 없이 학생들로 가득 찼다. 이들은 미리 준비한 노트북이나 필기구를 꺼내 내용을 정리하거나 강의에 집중했다.
기초강좌를 맡은 양희송(청어람AR MC) 대표는 ‘하나님 나라와 총체적 복음 이해’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그는 “사회선교라는 말이 익숙지 않은 청년들에게 역사적 배경과 논의를 소개해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했다”며 “그리스도인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 고민하는 청년들이 점차 늘어나 한국교회의 미래를 준비하는 게 성서한국의 목표”라고 말했다.
강의를 들은 김빛(24)씨는 “육군 상병으로 복무하면서 소명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휴가를 내서 참가했다”며 “사회선교나 복음전도 중 어느 하나 빠지지 않고 함께 가는 게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고 했다.
이번 대회 프로그램엔 사회선교박람회도 포함됐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 기독청년아카데미 등 21개 단체가 캠퍼스 내 실내체육관에 홍보 부스를 설치했다. 학생들은 부스에 들러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묻고 안내지를 챙기며 관심을 보였다.
더불어민주당 김광진 전 국회의원도 이날 오후 현장을 찾았다. 김 전 의원은 ‘세상을 바꿀 정치’를 주제로 청년들과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다. 크리스천인 그는 “정치활동 시절 내가 나온 기사에 하루 65만개의 악플이 달린 적도 있었다”며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마음으로 정치를 했고 앞으로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대회 주강사는 성서한국 이사장을 맡고 있는 서울 하나의교회 김형원 목사가 나섰다. 김 목사는 ‘거룩의 소명’ ‘일상적 소명’ ‘비전적 소명’이라는 내용으로 저녁집회에서 세 차례 말씀을 전한다.
그는 2일 저녁집회에서 “에베소서 6장 12절에 나오듯 신자의 싸움은 혈과 육으로 하는 게 아니라 세상 권세와 악한 영에 대적하는 것”이라며 “세상의 요구가 아닌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는 것이 거룩의 소명”이라고 설교했다. 이어 “하나님께 순종하면 때로 자신이 어리석게 느껴지거나 손해를 보는 경우도 있지만 결국 그게 옳다는 걸 믿는 사람이 소명을 제대로 깨달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대회는 500여명의 청년이 참석했다. 5일 오후까지 3박4일간 진행된다. 김 목사는 “성서한국을 통해 기독청년들이 소명 의식을 가지고 깨어서 살아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논산=글·사진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3794000&code=23111111&sid1=ch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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