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슬림 관광객 기도실 시범 운영”… 서울시 꼭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작성일2018-03-18

시내 관광지 2∼3곳에 2억원 들여 5월 중 설치키로… 종교 편향 지적 잇달아

서울시가 2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오는 5월 시내 관광지 2∼3곳에 무슬림 기도실을 시범운영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특정 종교에 대한 지원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13일 “명동이나 동대문시장 등을 방문하는 무슬림 관광객이 증가 추세에 있다”면서 “지속적인 민원 요청이 있었으며 한국관광공사가 무슬림 대상 조사에서 종교관련 만족도가 낮게 나와 관광객 수요에 맞게 남녀 기도실을 설치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시가 조성하려는 무슬림 기도실은 6.6㎡(2평) 규모로 세족실과 내·외부 장식, 가림막 등이 설치된다. 이슬람 경전인 코란을 비치하고 메카를 향하는 화살표인 ‘키블라’도 갖춘다.

신평식 한국교회총연합 사무총장은 “서울시내에는 다수의 이슬람 사원이 있기 때문에 서울을 찾은 무슬림들은 종교행위에 어떠한 제약도 받지 않고 있다”면서 “그런데도 시 재정을 투입해 특정 종교인만을 위한 종교시설을 제공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말했다.

그는 “종교 편향은 국비와 시비 108억원이 투입되는 세종시 한국불교문화체험관이나 서울지하철 9호선 봉은사역명처럼 특정종교의 포교에 예산을 투입하고 행정 편의를 봐줄 때 발생한다”면서 “봉은사 미래위원장 출신인 박원순 서울시장이 봉은사역명 제정 논란에 그치지 않고 또다시 종교 간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고 성토했다.

관광객이 늘어나기 때문에 특정 종교시설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논리라면 서울을 찾는 남묘호랑개교나 전능신교 신도들이 증가할 때도 똑같이 신사(神社) 등 그들만을 위한 사당을 만들어줘야 한다.

박종언 미래목회포럼 사무총장은 “여행은 그 나라 문화를 체험하기 위한 것이지 자기가 믿는 종교나 음식을 해당 국가에 유포하거나 문화적으로 강요하기 위한 게 아니다”라며 “만약 이슬람 국가에 여행을 간 크리스천이 현지에서 삼겹살을 구워먹거나 시내 한복판에서 예배를 드렸다면 어떻게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박 사무총장은 “서울시가 특정종교를 존중하고 다른 종교인을 역차별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소윤정 아세아연합신학대 교수도 “한국이 이슬람 국가도 아닌데 서울시가 앞장서 예산을 투입해 기도실을 만드는 것은 종교 편향적인 과잉 정책”이라며 “꼭 기도실을 만들고 싶다면 외국 공항처럼 기독교 천주교 유대교 이슬람교 등 모든 종교를 위한 공간으로 조성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서울시내 무슬림 기도실은 관광지 3곳, 대학 4곳, 병원 6곳에 설치돼 있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3916282&code=23111111&sid1=ch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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