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함께, 따뜻한 대한민국 만듭시다] 물 끓이고 방 데우고… 마음도 덥히죠

작성일2017-12-12

밥상공동체·연탄은행(대표 허기복 목사)으로부터 14년간 무상으로 연탄을 지원받고 있는 신순분 할머니가 지난 5일 서울 노원구 중계동에 위치한 자신의 집에서 연탄을 옮기고 있다.

“‘연탄은행 없이 어떻게 살았을까’ 계속 생각하곤 해요. 연탄은행이 도와주니까 우리 ‘백사마을’ 할머니들이 살 수 있는 겁니다.”

지난 5일 서울 노원구 중계동 104번지에 있는 신순분(76) 할머니의 집 문을 두드리자 신 할머니가 반갑게 기자를 맞았다. 신 할머니 집 문 앞에는 연탄은행 직원 및 봉사자들이 며칠 전 옮겨둔 연탄 수십 장이 가지런히 쌓여 있었다. 신 할머니는 밥상공동체·연탄은행(연탄은행·대표 허기복 목사)으로부터 14년간 무상으로 연탄을 지원받고 있다.

이날 서울의 최저기온은 영하 8도에 달했다. 그럼에도 신 할머니 댁 방 안은 후끈했다.


“연탄을 때서 방도 덥히고 물도 끓이고 있어요. 연탄이 떨어질 것 같다고 얘기하면 바로바로 갖다 주시니까 너무 감사해요.”

충남 당진에서 살던 신 할머니는 23년 전 남편과 사별한 뒤 백사마을에 자리를 잡았다. 당진에서는 교회에 다녔지만 상경해서는 발길을 끊었다. 아는 사람도 없을뿐더러 ‘교회도 잘못 가면 (이단교회로 가서) 큰일 난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서울 다른 지역에 아들이 살고 있지만 아들도 허리를 다쳐 거동이 불편한 상태라 할머니를 부양하기 힘든 처지였다.

그렇게 9년간 어렵게 생활하던 할머니에게 연탄은행은 한줄기 빛으로 다가왔다. 신 할머니는 “연탄은행이 들어오기 전에는 연탄이 떨어질 때마다 밖에 나가서 한 장씩 사와야 했다”며 “매일 서너 장씩 연탄을 때니 자주 안팎을 드나들어야 하는데 연탄 무게도 많이 나가고 길도 미끄러워 고충이 컸다”고 지난날을 회상했다. 연탄은행은 연탄 무상지원뿐만 아니라 쌀과 같은 생필품 지원, 독거노인을 위한 목욕탕 설립 및 지붕수리 등 생활 전반에서 신 할머니 같은 처지의 독거노인을 섬기고 있다.

신 할머니는 연탄은행이 2년 전 설립한 서울 연탄교회에 매주 출석하고 있다. ‘단순히 연탄은행의 수혜자로만 남지 않겠다’는 스스로의 약속에 따라 평소 가깝게 지내는 독거노인 4명과 의기투합해 생활비를 아껴 매월 1만원씩 헌금을 내고 있다. 얼마 안 되는 금액처럼 보이지만 기초생활수급비 30만원으로 생활하는 이들에게 1만원은 ‘과부의 두 렙돈’(눅 21:1∼4)이나 마찬가지다.

신 할머니는 “연탄은행이 가난한 나라에서 교회도 짓고, 혼자 사는 노인들을 위해 목욕탕도 운영한다. 이렇게 많은 사랑을 나눠 주셨는데 그 정도는 당연히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쑥스러운 듯 웃어 보이는 신 할머니의 마음이 연탄이 달군 아랫목보다 따뜻하게 느껴졌다.

최근 연탄은행은 매우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연탄은행은 2014년 609만2718장, 2015년 521만90장의 연탄을 취약 계층에 전달했는데 지난해 305만7225장, 올해 11월 기준 171만6331장으로 최근 2년간 크게 줄었다. 게다가 지난해 14.6%나 오른 연탄 가격이 올해 또 15%나 오르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추위에 직면한 어려운 이웃을 위해 연탄은행과 국민일보는 ‘사랑의 연탄 300만장 나누기’를 목표로 ‘다 함께, 따뜻한 대한민국 만들기’ 공동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연탄 후원은 장당 가격인 700원부터 시작할 수 있고 현장 자원봉사도 가능하다. 허기복 목사는 “최근 연탄가격 인상에 따른 어려움을 호소하는 독거노인 십여명의 편지를 청와대에 전달했다”며 “연탄은행의 ‘다 함께 따뜻한 대한민국 만들기’ 캠페인에 한국교회 성도들의 적극적인 동참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글·사진=이현우 기자 base@kmib.co.kr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3864968&code=23111632&sid1=s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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