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300% 성장… 잿빛 뉴욕, 복음 천국이 된 이유

작성일2017-03-31

한 여성 신자가 ‘웃으세요. 오늘을 주일입니다’ 라는 팻말을 들고 교회 앞에 서 있다. 유튜브 캡쳐

미국 뉴욕시 트리니티그레이스교회(존 타이슨 목사). 이 교회는 주일에 3000여명이 예배를 드린다. 예배는 뉴욕시내에 흩어져 있는 11개 예배당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된다. 브루클린 윌리엄스버그 음악홀에는 20~30대 전문직 종사자들이, 퀸즈와 롱아일랜드의 초등학교 강당에는 히스패닉과 아시안이 주로 모인다.

힐송NYC(칼 렌츠 목사)의 예배 처소는 맨해튼의 한 클럽이다. 클럽 입구엔 ‘집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Welcome home)’라는 간판이 걸려있다. 전날 밤까지 광란의 현장이었던 이곳에선 열정적 찬양과 선명한 복음 메시지가 터져 나온다.


‘다문화 다종교 다인종의 용광로’ 뉴욕에서 기독교 복음이 맹렬하게 확산되고 있다. 미국 복음주의 잡지인 ‘렐러번트 매거진’은 30일(현지시간) 뉴욕 기독교가 지난 20년 동안 300% 성장했다고 보도했다. 뉴욕의 새로운 교회들은 규모가 작고 초교파적이며 선교마인드가 강한 것이 특징이다.


뉴욕 부흥을 견인한 대표적 교회는 리디머장로교회(팀 켈러 목사)와 힐송NYC이다. 힐송NYC는 매주 출석 성도가 8000여명에 이르며 매년 1만명이 넘는 뉴욕 젊은이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있다. 교회는 맨해튼의 클럽 어빙플라자를 비롯해 타임스퀘어, 몬클레어 등의 극장에서 예배를 드린다. 2012년 맨해튼 갱스브루트 호텔 옥상 수영장에서의 세례식은 화제가 됐다. 새 신자 400여명이 수영장에서 세례를 받았다. 5시간 동안 진행된 세례식에는 일렉트로닉댄스뮤직(EDM)과 힙합음악이 흘러나왔다. 렌츠 목사는 히피 같은 차림으로 설교하며 직설적으로 복음을 전한다. 인기가수인 ‘악동’ 저스틴 비버에게도 세례를 줬다. 남성 매거진 GQ는 이 교회를 “뉴욕에서 가장 히피스러운 대형교회”라고 명명했다.

현재 뉴욕에서 뜨는 교회는 힐송NYC와 목회스타일이 비슷하다. 목회자들은 빌딩 지하 ESL(외국인을 위한 영어교육) 코스나 방과후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복음을 전하거나 공동관리 건물인 코압 빌딩을 빌려 모임을 갖는다. 수요일 밤엔 파티와 예술가 모임에 참여해 교제를 한다

전문가들은 다문화 속에 스며든 뉴욕 교회들의 실험이 성공을 거듭했고 여기에 호기심을 가진 젊은이들이 모여들어 복음의 용광로 속에 녹았다고 분석했다. 뉴욕의 신생 교회들은 모임을 광고하거나 건물을 하얗게 칠하지도 않는다. 신자 스스로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용해 교회와 복음을 선전한다. 여기엔 목회자들의 연합도 한몫 했다.

C3교회 조쉬 켈시 목사는 “뉴욕 목회자 누구도 도시복음화를 위해 하나님이 한 교회만 사용하신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는 다양성 속에 일치를 경험한다”며 “서로 격려하며 전략을 공유한 목회자들의 협력으로 복음은 뉴욕시의 5개 보로(borough·맨해튼 퀸즈 브루클린 스테이튼아일랜드 브롱스)를 넘어 뉴욕 주로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인구 840만의 뉴욕은 미국에서 세속주의가 가장 강한 곳이다. 이민자만 300만명에 이르며 부유층과 노숙자가 몰려있다. 영화 ‘배트맨’의 배경으로 악에 물든 ‘고담시티’에 비유된다.

잿빛 뉴욕의 영적 기상도가 바뀐 것은 1970년대 타임스퀘어에서 예배를 드리며 예언적 말씀을 선포했던 데이비드 윌커슨 목사와 천상의 화음으로 유명한 브루클린태버너클(짐 심발라 목사) 등이 시동을 걸면서다. 이후 89년 창립한 리디머장로교회가 변증설교와 이웃에 대한 관심을 표방하면서 뉴요커들을 파고들었고, 9·11 테러 이후 시민들의 아픔을 보듬으면서 교회에 대한 인식이 변했다.


켈러 목사는 이달 초 교회 홈페이지에 “시티투시티(city to city) 교회 개척 프로젝트로 지난해 10개 교회를 설립했으며 올해는 20개를 개척할 예정”이라며 “앞으로 훈련 받은 리더들이 더 필요한 상황”이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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