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촛불’과 ‘태극기’ 중심에 서다… 3·1운동 98주년 구국기도

작성일2017-02-24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한국교회가 ‘촛불’도 ‘태극기’도 아닌 ‘촛불과 태극기의 중간지대’에 서서 구국기도에 나선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와 한국교회연합 등 교계의 중심세력이 모두 참여해 3·1운동의 진원지였던 서울 종로 탑골공원에서 국가적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지혜를 하나님께 간구한다.

촛불과 태극기, 진보와 보수로 양분된 국민여론의 통합 당위성도 호소할 예정이다.

‘1919삼일만세운동 100주년 기념 국민조직위원회’(사무총장 강사근 장로)는 다음달 1일 오전 11시부터 서울 광화문과 종로, 종각, 탑골공원, 동대문 등지에서 ‘우리나라 대한민국 지키기 3·1만세운동 구국기도회'를 연다고 23일 밝혔다.

기도회는 교계 양대 기구인 한기총(대표회장 이영훈 목사)과 한교연(대표회장 정서영 목사)이 공동 주최하는 것으로, 두 기관이 분열된 지 5년 만에 처음 함께하는 연합행사다.
이 대표회장이 설교를 맡고, 정 대표회장이 축사에 나설 예정이다. 이어 교계 지도자들이 국가안보와 정치안정 경제회복 사회통합 통일한국 등의 기도제목으로 특별 기도에 나선다.

한기총 사무총장 박중선 목사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98년 전 일제에 맞서 민족의 독립을 선언했던 선각자들과 3·1운동에 함께 나섰던 시민들을 기억하며 오늘의 한국을 위해 기도하려는 것”라며 “양극으로 갈라진 촛불과 태극기 진영을 뛰어넘어 무엇이 조국의 미래에 빛과 소금이 될지 기독인들이 나서서 하나님께 간구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1919년 기미독립운동 33인 중 16명이 기독인들로 목사와 장로, 성도들이 함께 모여 나라를 위해 기도했다”며 “바로 지금이 한국교회가 함께 기도할 때”라고 덧붙였다.

정 대표회장은 “한교연과 한기총 대표들이 통합을 결의한 마당에 이번 기도회를 통해 바람직한 한국교회의 일치 비전을 보여줄 것”이라고 했다.

종로3가 탑골공원은 1919년 3월 1일 33인의 민족대표가 독립선언문을 낭독한 상징적인 장소다. 이들 민족대표는 독립선언문을 발표 뒤 곧바로 근처 태화관으로 자리를 옮겨 일제 경찰에 전화를 걸어 스스로 연행됐다.

한국교회평화통일기도회(대표회장 김삼환 목사)와 경기도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고흥식 목사)도 26일 오후 경기도 수원명성교회에서 ‘평화통일을 위한 3·1절 한국교회 특별기도회’를 열기로 했다.

수원중앙교회 김장환 원로목사가 ‘조국은 부른다’는 주제로 설교한다. 김삼환 한국교회평화통일기도회 대표회장, 유만석 한국교회언론회 대표, 박경배 미래목회포럼 대표, 이정익 희망재단 이사장 등이 참석해 3·1기독교운동 정신계승과 한국교회의 일치, 남북평화통일을 위해 간구한다.

한편 한국기독교역사학회와 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가 공동 주최한 ‘3․1운동 100주년기념 준비 학술심포지엄’이 23일 서울 종로구 태화빌딩에서 열렸다.

이덕주 감신대 교수는 ‘3․1만세운동과 기독교’라는 제목의 발제에서 “3·1운동 당시 기독교 지도자은 교파와 종파, 지역과 환경을 뛰어넘어 독립운동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며 “민족과 사회문제를 둘러싸고 갈등과 분열이 극대화된 오늘 시대상황에서 시급하게 회복돼야할 정신적 가치”라고 강조했다.

유영대 김아영 백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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